[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미국의 환율 협의 여파로 인해 원화 절상 기대가 이어지면서 환율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94.6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3.1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94.5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3.2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98.0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94.5원)보다는 3.5원 올랐다.
간밤 미국 4월 도매 물가 지수가 급락했고, 소비지표는 전월과 비교해 상승폭이 크게 꺾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 미국의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1% 증가한 7241억달러로 집계됐다. 3월 증가율은 기존 1.5%에서 1.7%로 상향 조정됐다. 4월 소비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소폭 증가하긴 했다. 하지만 전월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꺾이면서 소비 둔화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가파르게 떨어지며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 대비 0.5%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며 2020년 4월 이후 최대폭으로 꺾였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설에 나섰으나 달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더 빈번하고 잠재적으로 더 지속되는 공급충격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는지 모른다”며 “이는 경제와 중앙은행 모두에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의 관세 정책과 경제적 변화로 장기물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소화하면서 국채금리는 떨어졌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9.7bp(1bp=0.01%포인트) 빠진 4.431%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9.9bp 빠진 3.954%를 기록하며 다시 4%대를 하회했다.
생산자물가 하락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이 부활하면서 달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달러화는 약보합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14분 기준 100.75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45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0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도 외환시장에서는 한미 환율 협상 여파가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역외를 중심으로 한 숏(매도)플레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1400원 아래에서는 수입업체 결제가 적극적인 매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고,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확대로 인한 달러 환전 수요도 환율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