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가 반영될 주요 고용 지표에 월가의 시선이 집중된다. 미 경제는 고율 관세 정책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 지출 둔화가 가시화되고 기업들이 고용을 주저하면서 노동시장 약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게티이미지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오는 6일 발표된다.

블룸버그 통신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12만5000건 증가해 4월(17만7000건) 수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개월간 월간 평균 고용은 16만2000건으로 추정된다.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전망이다.

노동부가 발표하는 비농업 고용은 민간과 공공 부문 전체 취업자 수를 포함한 지표로, 노동 시장의 전반적인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다. 최근 노동 수요는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5월에도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이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노동시장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몇 개월 내 약화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 증가세가 둔화된 점도 고용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 소비지출은 전 분기 대비 1.2% 늘어나는 데 그쳐 약 2년 만에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이는 앞서 발표된 속보치(1.8%)보다 낮아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월 고용보고서에 앞서 다양한 고용 지표도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3일에는 지난 4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통해 기업들의 구인 수요를 확인할 수 있고, 오는 4일에는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하는 5월 민간 부문 고용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어 5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공개될 예정이다.

오는 4일 공개될 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담길 노동시장 진단도 주목된다. 지난달 베이지북은 "여러 지역에서 기업들이 고용에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채용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와 유예가 반복되는 가운데 일부 관세가 실제로 발효되며 고용 계획을 유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인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 지수는 2일 발표된다. 시장 예상치는 49.3으로 4월(48.7)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경기 위축 국면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2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Fed 국제금융국 75주년 기념 연설에 나선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첫 공식 회동에서 독립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이번 연설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리사 쿡 Fed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 등 Fed 당국자들의 공개 연설도 이번 주 이어진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1일(한국시간 2일 오전 9시) 한국은행이 주최하는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이창용 한은 총재와 미 경제 전망을 비롯한 다양한 통화정책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