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60원대로 하락이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가 둔화 신호를 나타내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신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증시 호조에 따른 환율 하락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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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행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전하고 있다. 2025.6.4. | |
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59.3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7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69.5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7.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64.1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69.5원)보다는 5.4원 내렸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하면서 미·중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다. 트럼프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나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좋아하고, 언제나 그랬으며, 항상 그럴 것”이라면서도 “그는 매우 힘들고, 협상하기에 극도로 어렵다”고 게시했다. 두 정상 간 대화를 앞두고 미·중 협상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또한 미국 민간 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증가세가 꺾였고, 미국 서비스업 업황 또한 예상보다 악화했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고용은 전달보다 3만 7000명 증가했다. 2023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이는 시장 예상치 11만 5000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DP 결과를 본 뒤 SNS에 “‘너무 늦는’ 파월 의장은 이제 금리를 낮춰야 한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유럽은 벌써 9번이나 금리를 내렸다”고 독촉했다.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도 약 1년 만에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 52를 하회했으며 4월의 51.6과 비교해도 악화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69.9%로 반영됐다. 전날 75.6%에서 하락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국채금리와 달러화는 뚝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4일(현지시간) 오후 7시 10분 기준 98.80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99에서 하락한 것이다.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자 주요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2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7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를 따라 환율은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간밤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 기대감을 반영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상장지수펀드(ETF)가 3% 넘게 급등했다. 이에 전날에 이어 이날도 외국인 국내증시 순매수도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수입업체 결제 등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50원대로의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