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되돌림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완화됐다. 이로 인한 달러화 약세와 국내증시 호조까지 이어진다면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6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8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5.05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4.7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70.9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75.05원)보다는 4.15원 내렸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했다는 소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전 품목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월 대비 0.1% 올랐다. 두 수치 모두 직전월 대비 상승 각도가 둔해졌고 예상치도 밑돌았다.
미국과 중국의 런던 무역협상 결과도 무난했다. 미·중 고위급 대표단은 무역 합의의 기본 골격에 해당하는 틀에 합의했다.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수출하고 미국은 중국에 반도체 기술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는 55%로 유지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55%에서 더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미중 무역협상이 합의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인지했던 만큼, 이번 합의로 달러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80.5% 수준으로 내려갔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인덱스는 11일(현지시간) 오후 7시 23분 기준 98.48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99 초반대에서 하락한 것이다. 달러·엔 환율은 14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9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 약세에 더해 국내증시 상승에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진다면 환율은 장중 1350원대로 하락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환율 하단에서는 저가매수가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을 제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간밤 미국 정부가 이라크 대사관 철수를 준비 중이며, 바레인 주둔 미군 가족들의 철수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웠다. 이에 국제유가는 무려 4% 넘게 급등하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된다면 위험통화인 원화에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