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60원대 박스권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에도 중동의 교전이 이어지면서 달러, 유가, 금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여전하다. 다만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국내증시로 다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환율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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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이 요격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 |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64.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7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69.6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2.3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새벽 2시 마감가는 1363.5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69.6원)보다는 6.1원 내렸다.
교전 사흘째인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습을 주고받으며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원유 생산이 집중된 중동 지역 위기 고조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 방어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이란의합의를 바라지만 때론 싸워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심각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해 중계된 외국 외교관들과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면 물론 우리도 보복 조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자신을 방어하고 있으며 방어는 전적으로 합법적”이라고 강조했다.
아락치 장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이 시작된 이후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내놓은 건 처음으로, 전면전 확대 우려를 누그러트렸다.
또한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를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 들어 반등하며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0.5로 집계됐다. 이는 5월 확정치 52.2에서 8.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 53.5 또한 크게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77.9%로 상승했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여파다.
달러화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14분 기준 98.11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강세로 인해 주요 아시아 통화는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4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9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동 리스크로 인한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위험통화인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중 중동 분쟁이 격화된다면 환율 상승 속도는 가팔라질 수도 있다.
다만 중동 분쟁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될 수 있고, 역외 달러 매도 움직임이 커지면서 환율 상단을 막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