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증시에 비관론이 대두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단기 조정 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인공지능(AI) 버블' 우려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는 저가기회 매수라는 분석이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글로벌 전략- 미 증시 비관론에 대한 점검' 보고서에서 "지속되는 비관론은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비관론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미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뷰를 유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뉴욕증시를 둘러싼 비관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증시 고점 논란과 AI 기술주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다. 이에 대해 우 연구원은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멀티플은 역사적 고점인 2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멀티플 레벨만을 근거로 미국 증시 고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절대적 수치보다 시장의 구조적 체질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투자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TMT(Tech, Media, Telecom) 섹터 중심의 마진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멀티플 상단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AI 기업들의 성장 지속 가능성 대한 회의론이 부각됐던 지난해 7~8월과 올해 연초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며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이 동반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두 번째 비관론은 FOMO(투자소외 공포·Fear of Missing Out) 과열 우려다. 우 연구원은 "일부 비관론자들은 최근 미 증시가 FOMO 랠리를 이어오며 과매수 구간에 진입해있다고 주장한다"면서도 "최근 몇 달간의 시장 흐름을 보면, 리스크온 기조가 본격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현재 미 증시를 FOMO라 평가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최근 미 증시 위험 선호도(Risk Appetite) 지수가 0.3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짚으며 "현재 시장이 FOMO로 인한 과열 국면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반박했다. 심리, 가격 등 10개 지표로 미 증시의 과열 여부를 진단하는 위험 선호도 지수는 통상 1이상이면 과매수, -1 이하면 과매도로 인식한다.
이와 함께 최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메가캡 쏠림 현상이 고조되고 있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시장 현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평가다. 우 연구원은 "메가 캡들의 AI 수익화 성공으로 기술의 효용성 자체는 이미 증명됐지만, 여타 산업들은 기술 활용 측면에서 과도기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는 실제 AI 기술을 실적과 연결할 수 있는 소수 선도 기업 중심으로 투자 기회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AI 거품론 역시 지속될 것으로 봤다. 우 연구원은 "새로운 주도주를 찾기보다, 기존 주도주 중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매그니피센트7(M7) 기업 중에서는 기업간거래(B2B성향)이 짙은 엔비디아, MS, 메타, 브로드컴을 선호주로 꼽았다. 또한 AI 밸류체인 테마 관점에서는 에너지, 유틸리티, 서버 관련 기업들을 주목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AI 회의론, 정책 리스크 등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했다"면서도 "향후 AI 트렌드 장기화를 고려했을 때,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단일 사업 모델에 의존하는 에너지 기업보다 다양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을 제시했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CEG), 비스트라 에너지(VST), 넥스트에라 에너지(NEE) 등이 대표적이다. 추천 ETF로는 AI 전력 수요 확대로 인한 직·간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전력 인프라 및 관련 밸류체인ETF인 GRID US, ARTY US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