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로 하락하겠으나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꺾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3회까지 금리 인하를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일본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엔화 약세가 달러 약세와 환율 하락 속도를 제한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85.3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90.55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3.4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새벽 2시 마감가는 1388.4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90.55원)보다는 2.15원 내렸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만 2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7월의 7만 9000명 증가보다 5만 7000명 적은 수치다. 시장 예상치 7만 5000명에도 크게 못 미쳤다.
앞선 2개월간의 고용 수정치도 하향 조정됐다. 6월과 7월 신규 고용 조정치는 종전 대비 도합 2만 1000명이 감소했다. 실업률도 8월에 4.3%를 기록하며 기존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고용 시장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확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92%다. 10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도 72.6%로 올랐고, 12월까지 75bp 인하 확률도 65.7%로 반영됐다. 연말까지 25bp씩 3차례 인하가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달러화는 약세다. 달러인덱스는 7일(현지시간) 오후 7시 7분 기준 97.89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약세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전날 “자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며 총리 취임 11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퇴임 의사를 공식 표명한 여파다.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달 달러 약세를 따라 환율도 하락 압력이 우세하겠지만, 엔화 약세로 인해 환율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엔화 가치 급락이 달러 강세를 부추긴다면 예상과 달리 환율은 상승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또 장 초반 환율 하락 이후 수입업체, 해외투자 저가매수가 환율 하단을 지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