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 증시 하락 마감 … 자동차·반도체 수요 부진 우려↑
다음 주 韓 산업·소매·수출지표 발표 … 증시 변동성 확대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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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긴축 우려와 경기 침체 공포가 되살아나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잠정치보다 높게 확정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이다. 여기에 강도 높은 긴축 등으로 내년 경기 침체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나스닥지수(-2.18%),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05%), S&P500 지수(-1.45%)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테슬라·반도체株 하락, 국내 증시에 부정적”
미국 증시가 긴축,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2% 하락하는 등 내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가 부각된 것은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1.9%), SK하이닉스(1.54%) 등 반도체 기업은 마이크론의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언급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의 프로그램 매수세도 유입된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미국 투자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속 마이크론의 부진한 실적 발표를 부정적인 재료로 해석하며 향후 반도체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텔(-3.2%), 퀄컴(-3.41%), 램리서치(-8.6%), 엔비디아(-7%) 등 주요 반도체 기업 모두 큰 폭 하락세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Model 3과 Model Y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을 발표한 점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다. 자동차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인데, 이에 따라 GM(-6.6%), 포드(-3.99%), 샤오펑(-4.16%), 니오(-2.76%)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코스피는 1% 내외의 하락세로 장을 시작할 전망이다. 다만 경기 침체에 대한 이슈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줬던 만큼 큰 파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 배당락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낙폭 축소 가능성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韓 증시 기초체력 우려 확대 … 안전자산 선호 경향 확대”
한국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주에는 11월 국내 산업생산, 소매 판매, 12월 CPI, 12월 수출, 수입 등 월간 주요 지표가 발표되는데,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월 국내 산업생산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선 지난달(-1.1%)보다 감소폭이 더 커져 4.9%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의 경우 12% 감소해 전월(-14%)에 이어 두 자릿수 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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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발표될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경우 48.3으로 예상돼 전월(48)보다 소폭 개선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준선(50)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기준선을 하회한 만큼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마이너스 수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Fed의 긴축 불확실성 등에 아직은 한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 그러나 이미 대내외 수요 부진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지표의 흐름은 내년에 더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위축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짙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