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이 지난달 급락장의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식품주를 사들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20% 가까이 빠진 대형 식품주 가운데서도 환율 변동의 피해가 적은 CJ제일제당과 농심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모양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식품 대장주’ CJ제일제당을 2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의 주가가 16.69% 주저앉자 개인투자자의 저가매수세가 몰린 셈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이 기간 CJ제일제당을 각각 200억원과 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차익실현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는 농심의 경우에도 230억원어치 사들였다. 농심의 주가가 지난 8월 이후 19.79% 추락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유입됐다. 반면 외국인(2억원)과 기관투자자(200억원)는 농심을 각각 매도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두드러지는 상승 곡선을 그린 삼양식품을 향한 개미들의 러브콜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삼약식품을 150억원어치 사들이는 데 그치며 순매수 규모가 200억원에 못 미쳤다.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시장을 주도한 삼양식품은 지난 2월 16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6월에는 70만원선을 돌파하는 등 주가가 치솟았다. 이후 지난달 60만원대와 50만원대를 연이어 내주면서 2일 기준 48만9000원까지 주저앉은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수출 비중이 커진 식품주 가운데서도 CJ제일제당과 농심이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식품주는 원화값이 오르면 원자재 수입 부담이 덜어지는 수혜 업종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K푸드 열풍으로 수출 비중이 늘어난 만큼 일부 기업들에게는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나증권은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78% 달하는 삼양식품의 경우 달러당 원화값이 5% 하락하면 손익이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의 경우에는 원화값이 떨어지더라도 연결 손익 변화는 0.5% 내외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식품주는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곡물가 하락을 딛고 하반기 좋은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수출주에 불리하게 바뀌고 있지만 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