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관세 완화 기대감에 이어 미국·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경제 협력 소식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미국 뉴욕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14일 한국 증시에서도 반도체, 전력기기 등의 종목이 상승 출발할 전망이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67포인트(0.64%) 하락한 4만2140.43에 마감했으나 S&P500지수는 42.36포인트(0.72%) 오른 5886.55, 나스닥지수는 301.74포인트(1.61%) 상승한 1만9010.08을 기록했다. 특히 관세 여파로 한때 연초 대비 17% 하락했던 S&P500지수는 이날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누적 0.1% 상승으로 돌아섰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5.63% 급등하며 기술주 상승을 이끌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현지 기업 휴메인에 1만8000개 이상의 인공지능(AI) 칩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AMD(4.01%)와 브로드컴(4.89%) 등 반도체 종목도 동반 상승했다. 사우디 순방에 동행한 테슬라(4.93%), 팔란티어(8.14%) 등도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발언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 직후 "사우디의 1조달러 규모 추가 투자와 제품 구매를 이끌어냈다"며 "미국에 투자와 일자리가 폭발하고 주식시장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미국과 사우디는 6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투자·수출, 안보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관세 정책 효과가 반영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 3월 CPI와 시장 전망치(모두 2.4%)를 밑돌았다. 물가 안정 기대가 커지며 국채 금리는 CPI 발표 직후 제한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와 관련해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4월 CPI 안도감 속 AI 발 호재에 힘입어 HBM(고대역폭메모리), 전력기기 등 관련주들을 중심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관세 무풍주, 주도주, 피해주 간의 손바뀜 진행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며 한화시스템, 삼양식품, 에코프로머티, 엔씨소프트 등 MSCI 한국지수 편출입 종목들의 주가 및 수급 변화도 주목된다"고 짚었다.